쉬는 시간

선생님..선생님이란...

인하자 2008. 11. 9. 20:49

몇 주 전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 진로와 관련해 특강을 갔었다. 강의가 끝나고 복도를 지나다가 칠판 오른쪽 눈에 잘 띄는 곳에 시간표와 함께 나란히 붙어 있는 글귀를 보게 되었다.

 

1. 힘내, 너는 잘 할 수 있어.

2. 걱정하지마, 언제라도 도와 줄게.

3. 너를 만난 건 행운이야.

4. 네가 있어서 정말 행복해.

5. 너에게 좋은 일이 있을 꺼야.

6. 너는 정말 괜찮은 사람이야.

7. 너의 꿈은 이루어지리라 믿어.

 

7가지의 얘기들을 수첩에 옮겨 적으며 입으로 나지막이 읊조리다 보니 빙그레 미소가 지어지며 담임 선생님이 어떤 분이실까 궁금해졌다. 선생님은 아침마다 혹은 집에 가기 전에 아이들과 이 얘기들을 큰 소리로 읽고, 함께 나누자고 말씀하셨을 것이다. 그 중에 몇 명은 집에 가서 부모님과도 이 아름다운 얘기들을 나누었을 것이다.


여러분은 최근에 이런 얘기를 누군가에게 들어 본적이 있는가? 아니 가족에게, 친구에게, 회사 동료에게 이런 말을 건넨 기억이 있는가? 요즘 같은 때에 어깨를 두드리며 눈을 맞추며 진심으로 건네는 이런 따스한 말 한 마디가 얼마나 힘이 되는가 말이다. 위로 받지 못한, 외로운 사람들이 일으키는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미처 소화되지 못한 음식이 목에 걸리듯이 우리의 마음에 턱턱 걸리고 있다.


한국청소년상담원이 청소년 4700명을 대상으로 자살관련 실태를 조사한 결과 청소년 응답자의 58.8% 2705명이 자살을 생각한 것으로 밝혀졌고 11.1% 510명은 직접 자살을 시도했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한다. 실업이나 빈곤 등 사회경제적인 요인으로 자살하는 중·장년층과는 달리 청소년들의 자살 원인은 가족이나 집단 따돌림, 친구, 주변인의 자살, 음주 등 다양하게 나타났다.


순간순간 어떤 생각 속에 머무르느냐가 우리의 삶의 질을 결정한다. '나는 안 돼' 라는 생각을 한번 품으면 그것은 마음 깊숙이 녹음되어 있다가 결정적인 순간마다 마치 고장 난 녹음기처럼 불쑥 튀어나와 자신을 방해한다. '내가 그렇지 뭐', '내가 별 수 있나' 하고 주저앉은 그 자리가 구덩이가 되어 자신을 가두어 버릴 수 있는 것이다


 
미국의 역사를 새로 쓰며 제 44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버락 후세인 오바마
(Barack Hussein Obama)는 소년 시절 아프리카 식 이름과 피부색 때문에 놀림을 받아 운동장에 동전을 던지며 끓어오르는 분노를 삭였으며, 청소년기엔 인종이 사람의 인생을 결정한다.”는 구덩이에 빠져 술과 마약을 하며 방황을 했다. 그러나 쓸모 있는 인간이 되고 싶다.” 는 생각을 품으면서 오바마는 마약을 끊고 컬럼비아 대에 편입하여 수도승처럼 공부했으며 결국 자기 자신의 생각과 행동의 변화가 자신과 세상의 모든 것을 새롭게 창조하는 역사를 이루어낸 것이다.


리스트의 곡들은 거의 대부분 웅장하고 스케일이 큰 곡이 대부분이지만, 이 곡은 서정적이면서도 사람의 마음을 만지는 따스한 곡이다. 리스트는 13세에 아버지를 잃고 그 후로 혼자서 자신의 생애를 개척하며 피아노 연주기법의 혁신과 피아노를 위한 새로운 작곡 기법을 고안해 중대한 변화를 가져왔다.


지금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에게 체온이 담긴 목소리를 건네 보자. “힘내, 너는 잘 할 수 있어. 너의 꿈은 이루어지리라 믿어.”



"Liszt, Consolation (위안) No.3 in D flat major"